2022

『누스코프의 주관을 스코핑』

research magazine for 《FORKINGROOM 2022》



시각정보는 뇌 여기저기로 분산되고 통계적 추측을 기반으로 하여 지각을 구성한다.
우리는 개조차 어떤 식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
보는 방식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은 그 대상이 어떤 방식으로 주관을 생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뜻일 것이다.
다른 객체를 미신화/의인화하지 않고 그 객체가 놓인 세계를 상상하는 것이 가능할까?




합성계(Synthetisphere)는 합성 미디어*(synthetic media)를 보다 넓은 관점으로 바라보기 위해 고안된 단어입니다. 인공지능이 만들어 내는 현존하지 않는 결과물, 인공신경망의 잠재 공간과 그 기계 학습 과정, 가상 현실 등 ‘실제가 아닌 것들'에 붙여진 많은 이름을 포함하지만, 여기에 제한되지는 않습니다.  탄광에 들어가 유독 가스를 감지하는 예측과 추측의 역할을 수행하는 카나리아와, 데이터셋으로부터 실제와 가까운 가짜를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의 예측과 추측이 나란히 놓입니다.

A와 B의 결합이라는 단순한 합성(compose)에서,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짜를 만들어 내는 합성(synthetic)의 시대로 변모하며 생긴 합성계라는 세계를 돌아봅니다. 인공 신경망이 효율적이고 유의미하게 기능하여 인간의 인지 체계를 지배하는 그 세계를 말입니다. 실제가 아닌 합성 데이터셋*(synthetic dataset)에서 추출되는 합성 미디어는 과정에서 실제의 것들을 배제합니다. 그렇지만 예측과 추측에 미래의 약속이 담겨있는 것이라면, 합성계는 어떤 형태로 어떻게 기능하는 것일까요.

가상은 합성이지만, 합성은 가상이 아닙니다. 합성계는 가상 판타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딥 페이크(deep fake)를 넘어선 딥 리얼(deep real)의 세계는 판타지의 포화 상태로, 현실도 판타지도 아닌 세계는 합성계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리얼하다'는 인지는 ‘가짜지만 진짜같다’ 그 이상의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포킹룸 2022는 한마디로 정의될 수 없는 합성계를 다 함께 그리고, 다층적으로 분석해보기 위한 자리입니다.
카나리아가 되어, 혹은 카나리아의 날갯짓을 쫓아 합성계로 들어서 본 풍경, 그리고 뒤돌아본 현실계는 어떤 모습일지 포킹룸 2022에서 함께 그려봅니다. 카메라 렌즈에 맺힌 이미지 같을지(lens-based image), 게임의 한 시공간처럼 빠져들지(virtual space image), 실제와 가짜가 완전히 합쳐진 것처럼 보일지(deep-fake), 아니면 합성계의 그늘이 드리워진 풍경에서 높은 해상도의 흐린 이미지를 보게 될지, 우리의 두 눈으로 합성-현실을 마주합니다.
 
글 강민형


포킹룸 2022: 합성계의 카나리아
탈영역우정국
2022년 6월 23일 ~ 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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